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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살아보니 몰랐던 것들 2 – 정착 후 알게 된 리얼 이야기

kura2 2026. 7. 10. 17:57

지난 1편에서는 인도네시아 정착 초반에 가장 먼저 체감하게 되는 세 가지 한계점을 다뤘습니다.

이번 2편에서는 살아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또 다른 현실적인 문제들을 짚어보려 합니다.

인도네시아를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판단해 거주를 결정하신다면, 이 글을 통해 그 간극을 미리 한 번 더 점검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1. 생각보다 심각한 대기오염 – 마스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

인도네시아를 처음 방문하면 길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을 유독 많이 마주치게 됩니다. 아픈 사람이 많은가 싶지만, 사실은 대기오염 때문에 습관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입니다.

자카르타는 통근 시간대 평균 대기질지수(AQI)가 130~180까지 치솟으며, 세계에서 손꼽히는 대기오염 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합니다. 자동차와 오토바이 배기가스가 대도시 대기오염의 85%를 차지한다는 현지 조사 결과도 있을 정도입니다.

여기에 매년 건기마다 발생하는 산불과 석탄 화력발전소까지 더해지면서, 장기 거주자는 대부분 공기청정기와 마스크를 생활필수품으로 여기게 됩니다. 호흡기가 예민하신 분이라면 반드시 사전에 고려해야 할 요소입니다.


2. 매일 부딪히는 인프라 부족 – 이동의 자유가 사라진다

여행할 때는 크게 느끼지 못했던 부분이지만, 실제로 살다 보면 대중교통 인프라의 부재가 일상 전체를 지배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자카르타에 MRT와 트랜스자카르타 버스가 있긴 하지만 도시 전체를 커버하기엔 턱없이 부족하고, 발리나 지방 소도시로 갈수록 대중교통 자체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결국 자차 아니면 그랩·고젝 같은 호출형 이동 수단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는데, 요금은 저렴한 편이지만 원할 때 자유롭게 걷거나 이동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동의 자유를 빼앗긴 기분"이라는 표현이 정착자들 사이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여기에 상습적인 교통 체증까지 더해지면, 짧은 거리도 예상보다 훨씬 오래 걸리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걸을 수 있는 길, 즉 인도(人道) 자체가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대도시 주요 도로조차 보행자를 위한 인도가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거나, 있어도 노점상·오토바이 주차·파손된 노면 때문에 사실상 걷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인도가 없는 구간에서는 결국 차도 가장자리로 걸어야 하는 상황도 생기는데, 오토바이와 차량이 뒤섞여 다니는 인도네시아 도로 특성상 보행 자체가 안전 문제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잠깐 걸어서 다녀오면 되겠지"라는 한국식 사고방식이 통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결국 아무리 가까운 거리라도 오토바이나 차량 없이는 이동이 어려운 구조이다 보니, 걷는 문화 자체가 정착되기 힘든 환경이라는 것을 살아보면서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3. 예상 못한 쓰레기 처리 문제 – 분리배출이라는 개념 자체가 낯설다

한국에서는 당연했던 분리배출 문화가 인도네시아에서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도 살아보기 전까지는 알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플라스틱, 스티로폼, 음식물 쓰레기까지 대부분 한 번에 배출되며, 전체 폐기물의 약 23%는 제대로 수거·처리조차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특히 발리나 롬복처럼 관광지로 유명한 지역일수록 폐기물 처리 인프라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해변이나 강변에 쓰레기가 방치되는 모습을 심심찮게 목격하게 됩니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기대하고 방문했다가, 정작 생활 쓰레기 문제로 실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4. 우기의 불청객, 홍수와 침수 – 계절이 곧 리스크가 된다

인도네시아의 우기(11월~3월)는 단순히 비가 많이 오는 시기가 아닙니다.

배수 시스템이 충분히 정비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매년 홍수와 침수 피해가 반복됩니다. 자카르타 일부 지역은 지반 침하까지 겹쳐 우기마다 물에 잠기는 일이 뉴스에 자주 오르내릴 정도입니다. 실제 거주자 입장에서는 갑작스러운 정전, 도로 침수로 인한 발이 묶임, 습기로 인한 곰팡이 문제까지 우기 한 철을 무사히 넘기는 것 자체가 하나의 과제가 됩니다.

장기 체류를 계획하신다면 거주 지역의 배수 시설과 침수 이력을 반드시 사전에 확인하시길 권해드립니다.


 

대기오염, 인프라 부족, 쓰레기 처리 문제, 그리고 우기의 홍수까지 – 이 네 가지는 인도네시아를 여행이 아닌 삶의 터전으로 선택했을 때 비로소 체감하게 되는 현실적인 벽입니다.

1편에서 다룬 문화적 낙차, 주거 리스크, 의료·행정 시스템의 한계와 더불어, 이번 2편의 내용까지 종합해 보면 정착을 결정하기 전 반드시 점검해야 할 항목들이 훨씬 명확해집니다.

물론 이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를 떠나지 못하는, 혹은 오히려 정착을 결심하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또한 변함없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결국 인도네시아를 선택하는 이유에 대해 이어서 다뤄보겠습니다.